<뉴스1, 기사발췌, 정혜민 기자님 기사>

한때 소주마저 위협했던 ‘와인’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부진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은 와인업체도 생겨났다. 와인 인기에 수입업체들이 크게 늘어나며 경쟁이 심화된 데다 김영란법과 수입맥주 돌풍이 직격탄이 됐다.
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계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유통 구조나 김영란법 등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든 요인들이다. 관건은 새로운 판로를 찾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수입맥주 ‘뜨고’ 와인 ‘지고’… 작년 맥주수입량 50% 급증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2017년 수입량은 3만6144톤으로 2016년 3만7384톤에 비해 3.32% 줄었다.
반면 맥주 수입량은 같은 기간 22만508톤에서 33만1211톤으로 50.2% 급증했다. 최근 회식 문화가 축소되고 혼자 집에서 술을 즐기는 혼술족이 늘면서 수입맥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데다 가격까지 저렴해 수입맥주의 인기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2011년 하반기부터 와인 매출이 소주 매출을 웃돌았다. 하지만 2016년부터 다시 소주가 와인을 앞질렀다.
와인의 인기가 시들해진 요인으로는 최근 수입맥주 시장이 수제 맥주 등 고급 맥주까지로 넓어지며 와인을 즐기던 주 소비층이 수입맥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맥주의 매출 증가율은 42.0%를 기록했다. 와인의 매출 증가율은 1.7%에 불과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전체 주류매출에서 맥주가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했다.
이영은 롯데마트 주류팀장은 “와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대중화되면서 와인 단가 자체가 하락한 것이 와인 매출 정체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2~3년간은 소비계층이 수입맥주로 이동한 것도 주된 이유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와인업체 영업이익률 낮아지고 매각·파산 신청하기도
와인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와인 수입업체들도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1위 와인 수입업체인 금양인터내셔날은 지난해 6월 매각됐고 길진인터내셔날은 같은 해 5월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달 23일 서울회생법원은 길진인터내셔널에 대해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내렸다.
와인 수입업체들의 영업이익률도 현저히 낮아졌다. 와인 붐이 일었던 2011~2012년 당시 금양인터내셔날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6%대였으나 2015~2016년에는 2%대로 내려앉았다. 2014년에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동와인도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9~12%에서 2~5%대로 떨어졌다. 2016년의 경우 매출 이 18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와인 수입업체들은 와인업계의 상황이 어려운 이유로 △고가로 여겨지던 와인 가격에 대한 인식 변화 △신세계L&B 등 대형 유통업체의 와인 수입업 진출 △김영란법의 도입 △주세법 및 와인의 온라인 유통을 금지하는 기존 규제 등을 꼽았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 3~4곳에서 판매하기 위해 와인 수입업체 50여 곳이 경쟁하면서 와인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신세계L&B 등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수입업체와 경쟁하게 된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더해 2016년부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선물용 고가 와인이나 유흥채널의 와인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라며 “업계 구조상 내부경쟁이 치열하면서 이익률이 떨어지는 데다 외부적으로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지난해는 어려운 한 해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와인시장의 정상적인 가격이 붕괴된 시점에서 단기간에 와인사업을 부활시킬 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암울한 업계 상황을 설명했다.

수입맥주 매출 와인 수입량 감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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